[사회적 가치 페스타]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자리, 자원봉사가 전한 이야기
- 2026.10.20
2026 세계 자원봉사자의 해,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만난 자원봉사의 가능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새로운 기술과 정책, 기업의 자원도 중요하지만, 우리 주변의 문제를 발견하고 먼저 행동하는 사람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 9월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는 이러한 시민의 자발적인 행동,
바로 자원봉사의 가치를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사회적기업, 국제기구, 학계와 시민이 모여 사회문제의 해법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습니다.
약 400개 기관이 참여해 300여 개의 전시·마켓 부스와 50여 개의 세션 및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이틀 동안 약 1만 5천 명이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한국철도공사,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여러 기업과 공공기관도 각자의 기술과 자원을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는 올해 처음으로 공동주관기관으로 참여했습니다.
행사 운영을 돕는 시민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 전시와 포럼을 통해 자원봉사가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함께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기업의 기술과 자본, 정부의 정책과 제도, 시민사회의 경험과 아이디어가 만나는 자리에서
지역사회의 문제를 발견하고 사람과 자원을 연결하는 자원봉사자의 역할도 함께 조명한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평범한 물건도 세상을 바꾸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
행사장 한편에는 조금 특별한 전시가 마련됐습니다.
자원봉사 아카이브 기획전시《THE POSSIBLE WORLD: 행동하는 사람들의 작전기록》입니다.
이 전시는 자원봉사자를 '사회문제를 지나치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행동이 생각보다 가까운 일상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다이빙을 즐기던 사람이 바닷속 쓰레기를 수거하고, 반려견과 산책하던 주민이 동네의 위험 요소를 살펴 신고하는 것처럼 말이죠.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취미이고 익숙한 일상이지만, 사회의 필요와 만나면 새로운 자원봉사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전도구 분석소(Action Tool Scanner)'도 운영됐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스캔하면 그 물건이 돌봄과 연결, 환경보호, 나눔 등 어떤 사회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살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내가 가진 물건과 경험, 관심사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이틀 동안 전시를 찾은 관람객은 1,480명, 이 가운데 772명이 작전도구 분석소에 참여했습니다.
자원봉사는 특별한 기술이나 거창한 준비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서 시작해 사회의 필요와 연결하는 것, 그 가능성을 함께 발견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지역을 지키는 힘,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었습니다
행사 둘째 날에는 대한민국 자원봉사 활력포럼 '환대·포용·치유·연대의 가치'가 열렸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이라는 지역사회의 고민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봤습니다.
지역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만나고 서로를 믿으며 함께 살아가는지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포럼에서는 이러한 관계의 힘을 '관계자본(Relational Capital)'이라는 개념으로 살펴봤습니다.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인구수나 경제적 지표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연결되고 신뢰를 쌓으며 공동의 문제에 대응하는 힘에도 주목한 것입니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의 공모사업을 통해 활동한 네 지역의 이야기는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보여줬습니다.
경북 칠곡, 오랜 고립의 시간을 넘어 안부를 건네다
경상북도 칠곡군에서는 한센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 오랫동안 고립되어 살아온 주민들을 자원봉사자들이 꾸준히 찾아갔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듣고, 주민들의 삶과 마을의 기억을 기록하는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삶을 기억하는 일.
칠곡의 사례는 오랫동안 멀어졌던 사람들 사이에 다시 관계를 만들어가는 자원봉사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경기 시흥, 도움받던 주민에서 지역을 돕는 이웃으로
경기도 시흥시에서는 이주배경주민들이 다국어 통·번역 등의 자원봉사에 참여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오히려 다른 이웃을 돕는 힘이 된 것입니다.
지역사회의 지원을 받던 주민이 이제는 자신이 가진 언어와 경험을 활용해 지역의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구성원으로 역할을 넓혀갔습니다.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새로운 길이 열린 셈입니다.
충남 태안, 낯선 지역에서 이웃을 만나는 방법
충청남도 태안군에서는 새롭게 이주한 주민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관계안내인' 활동이 진행됐습니다.
새로운 지역에 정착한다는 것은 집을 옮기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동네를 알아가고, 사람을 만나고, 내가 이곳의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태안의 자원봉사자들은 이주민과 지역사회를 잇는 연결고리가 되어 주민들의 정착과 공동체 참여를 도왔습니다.
경남 하동, 여행으로 시작해 지역과 관계를 맺다
경상남도 하동군에서는 여행과 자원봉사를 결합한 '볼런투어(Voluntour)'를 선보였습니다.
산불 피해지에 나무를 심고, 찻잎 수확을 돕는 활동에 방문객들이 참여했습니다.
여행자가 지역을 둘러보는 데서 나아가 주민들과 함께 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지역을 조금 더 깊이 알아가는 경험입니다.
방문객과 주민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지역에 활력을 더하는 또 하나의 자원봉사 방식이었습니다.
네 지역의 이야기가 들려준 자원봉사의 또 다른 가치
칠곡, 시흥, 태안, 하동.
네 지역의 활동은 모습도, 참여하는 사람도 달랐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자원봉사를 통해 사람들이 만나고, 서로의 역할을 발견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고립됐던 주민에게 안부를 건네고, 이주배경주민이 지역의 활동 주체로 나서고,
새로 이사 온 주민이 이웃을 만나고, 여행자가 지역과 인연을 맺는 과정.
이러한 변화는 활동 횟수나 참여 인원만으로는 모두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자원봉사가 만들어내는 성과에는 사람들 사이의 신뢰와 소속감, 서로를 돌보는 관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럼은 자원봉사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관계의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지원해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는 자리였습니다.
사회적 가치의 중심에 자원봉사를 이야기하다
이번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자원봉사는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시민의 행동이며, 그 행동이 만들어내는 변화 역시 중요한 사회적 가치라는 것입니다.
환경을 보호하고, 돌봄의 빈자리를 채우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웃과 관계를 맺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현장에는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여가 언제나 자원봉사의 성과로 충분히 드러나거나, 정책과 자원 배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페스타 참여는 자원봉사의 이야기를 자원봉사계 안에서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정부, 시민사회가 함께 사회문제의 해법을 고민하는 더 넓은 자리로 가져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전시에서는 '누구나 행동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포럼에서는 '그 행동이 사람과 지역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함께 살펴봤습니다.
2026 세계 자원봉사자의 해(IVY2026)는 자원봉사의 가치를 알리는 해이자,
자원봉사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다시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사회문제 해결의 중요한 자원으로 인정받고, 그 힘이 정책과 기업, 시민사회의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자원봉사의 목소리를 더한 이번 만남이 앞으로 더 많은 연결과 협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